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양서진. 화성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
|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롤모델이요? 당연히 이정후죠!”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화성드림파크구장에서 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1차 과정을 통과한 65명의 참가자가 각자의 기량을 펼쳐보인 가운데, 익숙한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양서진’(16)이 그 주인공이다.
이력을 확인해 보니 그때 ‘그 소녀’였다. 양서진은 지난해 1월말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가한 첫 여자 선수다. 당시 양서진은 또 다른 여자 선수인 김재향(15)과 함께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이 캠프에 초청받아 화제가 됐다. 이 둘은 그후 같은해 7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리틀야구 올스타전’에도 초청받아 투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김재향은 나이가 어려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일반계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 예정인 양서진은 올해부터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2007년생부터)가 돼 국가대표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틀간의 선발전을 마친 양서진은 “떨리고 긴장됐다. 그렇지만 재밌기도 했다. 언니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큰 동기부여 됐다”고 했다.
양서진이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야구를 하고 싶어서 1년간 부모님을 졸랐다”며 “할아버지랑 아빠가 프로야구를 좋아하셔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야구를 봤는데 나도 하고 싶더라. 야구장을 갔을 때 긴장감과 응원소리 같은 열정, 그 자체가 좋았다”고 밝혔다.
그 뒤로 양서진은 세종시 리틀야구단에 들어가 야구를 시작했다. 이날 두 손을 꼭 모으고 긴장된 표정으로 선발전을 지켜본 양서진의 어머니는 “아이가 1년만 하고 그만 둘 줄 알아서 허락했는데, 지금껏 (5년 넘게)하고 있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머니로서는 걱정이 많다. 양서진이 고등학교에 갈 나이가 됨으로써, 그동안 뛰었던 리틀야구단에서 계속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여자 야구 선수를 위한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기 때문에, 양서진은 다른 엘리트 남자 고등학생 야구 선수처럼 야구부가 있는 학교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업과 야구를 병행해야 한다. 어머니는 그래도 ‘딸이 야구를 좋아하니 계속 응원하겠다’고 했지만 표정에는 근심이 서려있었다.
양서진의 포지션은 외야수다. 세종시 리틀야구단에서는 좌익수로 뛰었다. 그래서일까.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이정후(키움)”라고 단번에 답했다.
리틀야구단을 떠나지만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양서진은 “체력 훈련이 특히나 힘들었지만,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또래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야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리틀야구단 감독님도 내가 여자라고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양서진의 어머니는 “서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뛸 팀이 없자, 리틀야구단 감독님께서 선발전을 준비하는 겨울 방학 동안 팀에 와서 몸을 만들고 가라고 해주셨다. 또 KBO ‘넥스트레벨 캠프’에 다녀와서는 기량도 많이 늘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외로운 길을 걷고 있지만 양서진에게 부모님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그는 “엄마가 항상 맛난 밥을 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아빠는 야구하는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며 미소지었다.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선발전에서 30명 정도를 추린 뒤, 2주간의 상비군 훈련을 통해 최종 20명을 선발한다. 이번이 첫 도전이지만 양서진도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꼭 달고 싶은 타이틀이다. “열심히 해서 뽑히고 싶어요. 그래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입술을 꾹 다문 양서진은 롤모델 이정후와 언젠가 프로야구 무대에서 함께 뛸 날을 손꼽아 그린다.
글·사진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200470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롤모델이요? 당연히 이정후죠!”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화성드림파크구장에서 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1차 과정을 통과한 65명의 참가자가 각자의 기량을 펼쳐보인 가운데, 익숙한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양서진’(16)이 그 주인공이다.
이력을 확인해 보니 그때 ‘그 소녀’였다. 양서진은 지난해 1월말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가한 첫 여자 선수다. 당시 양서진은 또 다른 여자 선수인 김재향(15)과 함께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이 캠프에 초청받아 화제가 됐다. 이 둘은 그후 같은해 7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리틀야구 올스타전’에도 초청받아 투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김재향은 나이가 어려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일반계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 예정인 양서진은 올해부터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2007년생부터)가 돼 국가대표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틀간의 선발전을 마친 양서진은 “떨리고 긴장됐다. 그렇지만 재밌기도 했다. 언니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큰 동기부여 됐다”고 했다.
양서진이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야구를 하고 싶어서 1년간 부모님을 졸랐다”며 “할아버지랑 아빠가 프로야구를 좋아하셔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야구를 봤는데 나도 하고 싶더라. 야구장을 갔을 때 긴장감과 응원소리 같은 열정, 그 자체가 좋았다”고 밝혔다.
그 뒤로 양서진은 세종시 리틀야구단에 들어가 야구를 시작했다. 이날 두 손을 꼭 모으고 긴장된 표정으로 선발전을 지켜본 양서진의 어머니는 “아이가 1년만 하고 그만 둘 줄 알아서 허락했는데, 지금껏 (5년 넘게)하고 있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머니로서는 걱정이 많다. 양서진이 고등학교에 갈 나이가 됨으로써, 그동안 뛰었던 리틀야구단에서 계속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여자 야구 선수를 위한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기 때문에, 양서진은 다른 엘리트 남자 고등학생 야구 선수처럼 야구부가 있는 학교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업과 야구를 병행해야 한다. 어머니는 그래도 ‘딸이 야구를 좋아하니 계속 응원하겠다’고 했지만 표정에는 근심이 서려있었다.
양서진의 포지션은 외야수다. 세종시 리틀야구단에서는 좌익수로 뛰었다. 그래서일까.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이정후(키움)”라고 단번에 답했다.
리틀야구단을 떠나지만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양서진은 “체력 훈련이 특히나 힘들었지만,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또래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야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리틀야구단 감독님도 내가 여자라고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양서진의 어머니는 “서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뛸 팀이 없자, 리틀야구단 감독님께서 선발전을 준비하는 겨울 방학 동안 팀에 와서 몸을 만들고 가라고 해주셨다. 또 KBO ‘넥스트레벨 캠프’에 다녀와서는 기량도 많이 늘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외로운 길을 걷고 있지만 양서진에게 부모님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그는 “엄마가 항상 맛난 밥을 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아빠는 야구하는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며 미소지었다.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선발전에서 30명 정도를 추린 뒤, 2주간의 상비군 훈련을 통해 최종 20명을 선발한다. 이번이 첫 도전이지만 양서진도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꼭 달고 싶은 타이틀이다. “열심히 해서 뽑히고 싶어요. 그래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입술을 꾹 다문 양서진은 롤모델 이정후와 언젠가 프로야구 무대에서 함께 뛸 날을 손꼽아 그린다.
글·사진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200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