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컵에 나서는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1일 경기도 안성 중앙대 야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에 앞서 배트를 들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여자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다. /이덕훈 기자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우완 투수 오노 사유리(18).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일본인이다. 6살 때까지 일본에서 살다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사회인 야구를 즐기던 아버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어머니 나라에서 국가대표에 뽑혔고, 이젠 여자 야구 아시안컵(BFA)에 나서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한국 여자 야구 전사들이 이달 말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선 B조에 속한 한국은 24일 출국, 26일 일본전을 시작으로, 27일엔 예선(인도·말레이시아·태국) 통과 국가 중 한 곳, 28일 필리핀과 차례로 일전을 치른다. 한국 목표는 조 2위 안에 드는 것. 그래야 내년 열리는 세계 여자 야구 월드컵(캐나다) 예선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한국은 6국이 참가한 2017년 아시안컵에서 3위, 8국이 참가한 2019년엔 5위를 차지했다. 올해 아시안컵은 8국이 참가한다.
말이 대표팀이지 사실 야구 동호인 수준이다. 맏언니 신누리(36)부터 막내 곽민정, 최드레, 양서진(16)까지 총 20명.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고교 교사, 회사원 등이다. 여자 야구는 실업팀이 없어 모두 일·학업을 병행하며 훈련한다. 지난 2월 대표팀 선발을 거친 이들은 석 달 동안 주말을 모두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 살다가 토요일 오전 9시 어김없이 경기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 모였다. 1박 2일 훈련을 하고 일요일 오후 4시에 해산했다. 양상문(62) 대표팀 감독은 “이런 강행군이면 누구라도 지칠 만한데, 모두가 힘든 내색 없이, 오히려 밝은 얼굴로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 야구 인생에서 숱한 선수를 만났는데, 이렇게 태도가 좋은 이들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우완 투수 박민성(20)은 부산보건대 스포츠재활과 학생. 금요일 오후 5시쯤 수업을 마치면 초저녁에 잠들고 토요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화성으로 향했다. 일요일 부산으로 복귀하면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그는 “피곤했지만, 언니들과 함께 훈련하는 시간은 삶의 활력소와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오빠와 함께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경기에 나가면 상대 팀을 통틀어 여자는 혼자인 경우가 많았다. 그가 삼진을 잡아내면 “너는 여자한테 삼진당하냐”며 수군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박민성은 “힘든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야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야구를 하는 거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야구부 등과 연습 경기를 8번 했는데 성적은 2승 6패. 하지만 양 감독은 “처음에는 한 경기에서 실책이 5번 나왔다면, 시간이 지나며 2~3번 수준으로 줄었다. 여자 야구에선 실책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기에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했다. 빈약한 지원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공식 후원사로서 발전 기금 3000만원을 전달해 한시름 덜었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최송희(31)가 대표팀에 승선한 게 계기가 됐다. 최송희는 “동료들이 계속 ‘국대님’이라고 불러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회사에서 대회 기간 공가 처리를 해줬다.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민기 기자 조선일보 편집국 스포츠부 기자
아시안컵에 나서는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1일 경기도 안성 중앙대 야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에 앞서 배트를 들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여자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다. /이덕훈 기자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우완 투수 오노 사유리(18).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일본인이다. 6살 때까지 일본에서 살다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사회인 야구를 즐기던 아버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어머니 나라에서 국가대표에 뽑혔고, 이젠 여자 야구 아시안컵(BFA)에 나서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한국 여자 야구 전사들이 이달 말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선 B조에 속한 한국은 24일 출국, 26일 일본전을 시작으로, 27일엔 예선(인도·말레이시아·태국) 통과 국가 중 한 곳, 28일 필리핀과 차례로 일전을 치른다. 한국 목표는 조 2위 안에 드는 것. 그래야 내년 열리는 세계 여자 야구 월드컵(캐나다) 예선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한국은 6국이 참가한 2017년 아시안컵에서 3위, 8국이 참가한 2019년엔 5위를 차지했다. 올해 아시안컵은 8국이 참가한다.
말이 대표팀이지 사실 야구 동호인 수준이다. 맏언니 신누리(36)부터 막내 곽민정, 최드레, 양서진(16)까지 총 20명.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고교 교사, 회사원 등이다. 여자 야구는 실업팀이 없어 모두 일·학업을 병행하며 훈련한다. 지난 2월 대표팀 선발을 거친 이들은 석 달 동안 주말을 모두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 살다가 토요일 오전 9시 어김없이 경기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 모였다. 1박 2일 훈련을 하고 일요일 오후 4시에 해산했다. 양상문(62) 대표팀 감독은 “이런 강행군이면 누구라도 지칠 만한데, 모두가 힘든 내색 없이, 오히려 밝은 얼굴로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 야구 인생에서 숱한 선수를 만났는데, 이렇게 태도가 좋은 이들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우완 투수 박민성(20)은 부산보건대 스포츠재활과 학생. 금요일 오후 5시쯤 수업을 마치면 초저녁에 잠들고 토요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화성으로 향했다. 일요일 부산으로 복귀하면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그는 “피곤했지만, 언니들과 함께 훈련하는 시간은 삶의 활력소와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오빠와 함께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경기에 나가면 상대 팀을 통틀어 여자는 혼자인 경우가 많았다. 그가 삼진을 잡아내면 “너는 여자한테 삼진당하냐”며 수군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박민성은 “힘든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야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야구를 하는 거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야구부 등과 연습 경기를 8번 했는데 성적은 2승 6패. 하지만 양 감독은 “처음에는 한 경기에서 실책이 5번 나왔다면, 시간이 지나며 2~3번 수준으로 줄었다. 여자 야구에선 실책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기에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했다. 빈약한 지원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공식 후원사로서 발전 기금 3000만원을 전달해 한시름 덜었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최송희(31)가 대표팀에 승선한 게 계기가 됐다. 최송희는 “동료들이 계속 ‘국대님’이라고 불러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회사에서 대회 기간 공가 처리를 해줬다.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민기 기자 조선일보 편집국 스포츠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