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후원에 여자야구 국대 '에이스' 대접…성적으로 보답해야죠"

관리자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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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소속 투수인 동시에 오스템임플란트 인테리어사업본부 직영시공팀 주임인 최송희 선수(주임)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COVID-19) 여파는 스포츠계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다양한 종목의 리그는 물론, 각종 국제대회 역시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각종 대회가 정상궤도로 회복 중이지만,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여전히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달 말 시작되는 여자야구 아시안컵을 앞두고 후원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대회 진출권이 걸린 국제 대회지만 코로나19 기간 대회 중단으로 끊겼던 후원이 재개되지 않은 탓이다.


이런 대표팀에게 생각지도 못한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대표팀에 소속된 최송희 선수가 재직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187,900원 0.00%)에서 전격 후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와 훈련을 병행하며 국가대표 선발에 합격한 최 선수는 물론, 한국여자야구의 발전을 응원하는 차원에서다. 오는 26일 일본과의 경기로 대회를 시작하는 대표팀은 태극마크와 후원사인 오스템임플란트 CI 패치가 나란히 달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게 된다.

대표팀 모두의 기쁨이지만 최송희 선수에게 유독 각별하다. 최 선수는 오스템임플란트 인테리어사업본부 직영시공팀 소속 주임이다. 올해 초 입사해 치과를 포함한 병 ·의원 가구, 창호 등에 인테리어 필름을 부착하는 일을 맡고 있다. 사업 진출 7년 만에 1000호 시공 계약 달성을 앞둘 만큼 고속성장 중인 분야다. 최 주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여느 회사원과 다름없이 업무를 보지만, 퇴근 후에 일주일 두 번 정도 레슨을 받고 틈틈이 개인 운동을 하며 몸 관리를 한다. 주말에는 소속팀의 리그 경기를 치르는데 최근엔 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여자야구 아시안컵을 앞둔 최송희 선수(주임)는 2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여자야구는 프로팀은 물론 실업팀조차 없어서 대다수 선수들이 나처럼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직장인이거나 학생이다. 대표팀 선발 후 대회 참가 일정 등을 회사에 알리는 과정에서 팀 사정까지 전해졌다"며 "당연히 무언가를 바라고 말씀드린건 아니었는데 본부장님이 경영진에 직접 보고하는 등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셔서 정말 순식간에 후원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만 세번째 국가대표 선발, 세계대회 진출권 목표


최송희 선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최송희 선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어린 시절부터 야구팬이었던 최 선수는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6년 동호회에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올해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과 2022년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국가대표에 발탁되려면 소속팀이 있어야 하고 연맹 소속 선수로 활동 중이어야 한다. 자격을 갖추면 국가대표 지원이 가능한데 체력 검사와 실력 테스트를 거쳐 최종 선발한다.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1년마다 지원 및 평가를 실시하는데 올해는 3월에 테스트가 진행됐고 4월에 국가대표가 확정됐다. 최 선수는 지난 선발 당시에는 대회가 취소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최 선수는 "여자야구가 비인기종목이다 보니 관심이 크지 않고 기업 후원도 받기가 힘들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가 중단되면서 후원이 거의 끊겼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십시일반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곤 했는데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후원을 결정하면서 팀에서 '에이스'라며 치켜세워주고 있다"며 "실제로 에이스는 아니지만 어깨가 으쓱해지는 게 사실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할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성적 다짐…여자야구 알리고, 환경 개선 불씨되길"


오스템임플란트 동료들 역시 최 선수의 선전을 응원 중이다. 최 주임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오스템임플란트 동료가 보내준 간식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송희 선수

오스템임플란트 동료들 역시 최 선수의 선전을 응원 중이다. 최 주임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오스템임플란트 동료가 보내준 간식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송희 선수


오스템임플란트가 비인기 종목을 지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코리아휠체어컬링 리그전' 후원에 나선 바 있다. 내부적으로 좋은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소속 직원의 대표팀 합류로 여자야구 후원까지 결정하게 됐다. 지난 18일 서울 마곡 사옥에서 한국여자야구연맹과 후원협약을 체결했다. 회사 동료들 역시 대표팀 훈련에 간식차를 보내는 등 축하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 선수는 유독 뜻깊은 이번 대회 선전을 통해 한국 여자야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아시아 3위, 세계 10위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강팀으로 분류되지만 첫 상대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이다. 객관적 전력은 열세지만 여름 시작되는 'WSBC 세계야구 월드컵'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목표다. 이번 대회 12개 참가팀 중 4위안에 들면 진출권이 주어진다.

최 선수는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도 국제대회 좋은 성적을 기반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보다 나은 환경이 구축됐으면 한다"며 "세계대회에 나가게 되면 중계 가능성도 높아지고, 더 잘 알릴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때문에 대표팀 모두 꼭 진출권을 획득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특히 회사에서 지원해 준 만큼 후회없는 경기로 보답하고 돌아와 업무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 머니투데이 정기종기자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52415265343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