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부탁 들어줄 수 있어?” 정근우 물음에 바로 승낙…허일상, 대표팀 코치되다 [D-50 BFA컵]

관리자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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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포수 코치 허일상.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형, 나 부탁 좀 들어줄 수 있어?”

이 말을 듣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승낙했다. 그렇게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 반가운 프로야구 출신 코치가 한 명 더 생겼다. 전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포수였던 허일상(44)이 그 주인공이다.

허 코치는 대표팀 야수 코치인 정근우 코치의 소개로 대표팀에 배터리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두 사람은 평소에 친분이 두터워 은퇴 이후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다.

허 코치는 “롯데에 있다가 (2008년)SK로 이적해 그때부터 (정)근우랑 친하게 지냈다. 내가 처음 온 사람이니 근우가 많이 도와주고 (박)재상이나 다른 애들도 나를 많이 챙겨줬다. 그렇게 근우랑 많이 친해져 계속 연락하며 지냈는데, 어느날 전화가 오더라. ‘형 이거 나 부탁 좀 들어줄 수 있겠느냐’고”라고 전했다.

허 코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부탁이 뭔지 묻지도 않고 바로 승낙했다고 한다. 허 코치는 “(정)근우가 ‘여자야구 국가대표를 뽑는데 포수 지원자를 봐 줄 사람이 한 명 더 필요하다’ 해서 갔다. 처음에는 2주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같이 가자’ 해서 대표팀 코치직을 하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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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당시 허일상 코치.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처음 본 여자야구 대표팀 선수들. 허 코치는 “나는 초·중·고·대학·프로·상무 코치까지 모든 레벨의 코치는 다 해봤다. 그곳은 전쟁터다. 프로를 가야한다는 압박, 서로 라이벌이라는 경쟁이 있다. 그런데 여자야구 대표팀에 와서 보니 신세계를 느꼈다”고 했다.

허 코치는 “(여자야구 대표팀은)한 팀이라는 걸 느꼈다. 또 선수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더라. 선수들이 포수라는 포지션을 전문적으로 배워보지 못했잖나. 그래서 그런지 선수들이 지도 받는 걸 정말 좋아하고 계속 더 가르쳐달라고 하니 가르치는 나도 텐션이 올라가더라. 매 주 정말 기대가 된다. 기량도 금방 금방 올라오더라”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허 코치는 이를 ‘힐링’이라고 표현했다. “월화수목금을 전쟁터 속에 있다가 주말에 여자야구 대표팀을 가르치러 오는데 마치 ‘힐링’같다.” 허 코치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바쁜 와중에도 주말에 시간을 내 대표팀을 지도하러 오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허 코치는 은퇴 이후 상무, SK와이번스, 신일고등학교 배터리 코치를 하며 지도력을 키워왔다. 허 코치는 “상무 야구단에서 배터리 코치로 있었을 때(2012~2014) 지금 1군에서 주전 포수로 있는 선수들과 함께 했다. 박동원(LG), 이재원(SSG), 그 다음 해에 김민식(SSG), 유강남(롯데), 박세혁(NC)이 있었다. 그 때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포수들을 가르치는 게 가장 재밌다”며 코칭 열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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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훈련에서 허일상 포수 코치가 펑고를 날리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2023년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포수는 이빛나, 최민희 둘 뿐이다. 허 코치는 두 선수에 대해 “(이)빛나는 어깨나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 어깨가 강하다. 캐칭이 좋더라. 블로킹도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최)민희는 경력이 많아 경기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참 좋다”고 평했다.

두 선수는 대표팀 훈련이 없는 평일에도 허 코치에게 수시로 연락하며 배움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허 코치는 “두 선수가 자신이 훈련하는 영상을 보내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면 나도 ‘이런 연습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해주면서 도와주고 있다.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 다르게 나에게 먼저 다가오더라. 선수들과 ‘이런 부분이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하며 대화 하는 게 좋더라”며 미소지었다.

허 코치는 선수들을 직접 보고 지도하면서 국제대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허 코치는 “느낌이 좋다. 선수들 컨디션이 조금만 더 올라오면 4위 이내에는 당연히 들 것 같다”며 “내가 처음으로 유튜브를 보며 여자야구 선수들 분석도 해봤다. 다른 국가들을 봤다. 일본 여자야구가 잘한다고는 하는데 우리나라 여자야구도 지원을 조금만 더 받게 된다면 웬만한 팀은 다 이길 것 같더라.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5월 26일에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BFA) 첫 경기를 치른다. 총 12개국이 참가하며, 4위 이내에 들면 세계대회로 가는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기사제공: 황혜정 기자 et16@sportsseoul.com

출처: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302472?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