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 박민성이 주루 플레이를 하고 있다. /창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여자야구가 내년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시범종목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종합체육대회 운영평가회가 아시안게임·올림픽 종목을 시범종목 심사 기준으로 내세운 가운데 형평성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여자야구연맹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어 시도 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대한체육회 고위관계자를 만나 협조를 구하고 긍정적인 답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자야구는 시범종목을 심사하는 첫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국체전 시범종목은 전국종합체육대회 운영평가회에서 1차 심사를 거친다. 이후 전국체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를 거쳐 이사회 승인까지 받는 과정이다.
각 시도체육회와 종목단체는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운영평가회에서 20여 개 종목의 시범종목 신설을 심사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체전 종목을 늘리는 것은 아시안게임·올림픽 종목에 한하며 그 종목 중에서도 10개 시도 이상 팀 구성과 선수등록이 된 종목만 심사하자고 합의를 봤다.
결과적으로 여자야구는 전국 15개 시도에 47개 팀 선수 1000여 명이 등록돼있으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번 시범종목 신설에서 제외됐다.
운영평가회 결정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전남에서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전 시범종목은 보디빌딩·족구·합기도 등이다. 문제는 이 세 종목 모두 아시안게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디빌딩은 2002년과 2006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된 바 있지만 올해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종목에는 채택되지 못했다. 올해 열리는 시범종목과 내년 시범종목 사이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셈이다.
또, 국제대회 종목이라는 기준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문제가 뒤따른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 종목 선정의 중요한 기준은 각 국가에서 해당 종목이 활성화되어 있는가이다. 따라서 여자야구가 국내 대회인 전국체전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대회 진입을 바라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여자야구의 전국체전 진입은 향후 남자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그간 종목 채택 기준으로 해당 종목에 양성이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야구는 남녀가 비대칭적으로 성장한 종목으로 남자야구가 여자소프트볼과 손을 잡은 이유도 올림픽 진입을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이 방안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현재는 여자야구를 육성해 야구가 단일 종목으로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스포츠가치' 부문한국여자야구연맹이 지난 2월 28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가치'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황정희(왼쪽) 여자야구연맹 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여자야구연맹
여자야구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는 전국 15개 시도에 47개 팀 1000여 명의 선수가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등록돼있다. 올해는 여자야구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이 열리며, 이에 대비해 양상문 감독과 정근우·이동현 코치 등 프로야구 지도자를 대거 선임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여자야구 붐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전국체전 진입 좌절은 자칫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황정희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은 “여자야구가 전국체전에 진입한다면 실업팀 창단과 같은 엘리트 육성도 뒤따를 수 있다”며 “전국체전 진입은 여자야구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전국체전이 김해에서 열리는 가운데 경남으로서도 시범종목 탈락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경남은 창원88올림픽야구장 등 여자야구를 개최하는 데 우수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정상급 팀으로 성장한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가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만약 경남이 내년 전국체전에서 최초로 여자야구 경기를 치른다면 향후 여자야구 성지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창미야 소속 국가대표 선수 박주아는 “여자야구는 전국대회가 많지 않다. 만약 여자야구가 전국체전과 같은 종합체육대회 종목이 된다면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가 비인기 종목들을 위한 육성 정책과 지원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재 기자
출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19003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 박민성이 주루 플레이를 하고 있다. /창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여자야구가 내년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시범종목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종합체육대회 운영평가회가 아시안게임·올림픽 종목을 시범종목 심사 기준으로 내세운 가운데 형평성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여자야구연맹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어 시도 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대한체육회 고위관계자를 만나 협조를 구하고 긍정적인 답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자야구는 시범종목을 심사하는 첫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국체전 시범종목은 전국종합체육대회 운영평가회에서 1차 심사를 거친다. 이후 전국체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를 거쳐 이사회 승인까지 받는 과정이다.
각 시도체육회와 종목단체는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운영평가회에서 20여 개 종목의 시범종목 신설을 심사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체전 종목을 늘리는 것은 아시안게임·올림픽 종목에 한하며 그 종목 중에서도 10개 시도 이상 팀 구성과 선수등록이 된 종목만 심사하자고 합의를 봤다.
결과적으로 여자야구는 전국 15개 시도에 47개 팀 선수 1000여 명이 등록돼있으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번 시범종목 신설에서 제외됐다.
운영평가회 결정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전남에서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전 시범종목은 보디빌딩·족구·합기도 등이다. 문제는 이 세 종목 모두 아시안게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디빌딩은 2002년과 2006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된 바 있지만 올해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종목에는 채택되지 못했다. 올해 열리는 시범종목과 내년 시범종목 사이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셈이다.
또, 국제대회 종목이라는 기준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문제가 뒤따른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 종목 선정의 중요한 기준은 각 국가에서 해당 종목이 활성화되어 있는가이다. 따라서 여자야구가 국내 대회인 전국체전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대회 진입을 바라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여자야구의 전국체전 진입은 향후 남자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그간 종목 채택 기준으로 해당 종목에 양성이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야구는 남녀가 비대칭적으로 성장한 종목으로 남자야구가 여자소프트볼과 손을 잡은 이유도 올림픽 진입을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이 방안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현재는 여자야구를 육성해 야구가 단일 종목으로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스포츠가치' 부문한국여자야구연맹이 지난 2월 28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가치'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황정희(왼쪽) 여자야구연맹 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여자야구연맹
여자야구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는 전국 15개 시도에 47개 팀 1000여 명의 선수가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등록돼있다. 올해는 여자야구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이 열리며, 이에 대비해 양상문 감독과 정근우·이동현 코치 등 프로야구 지도자를 대거 선임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여자야구 붐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전국체전 진입 좌절은 자칫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황정희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은 “여자야구가 전국체전에 진입한다면 실업팀 창단과 같은 엘리트 육성도 뒤따를 수 있다”며 “전국체전 진입은 여자야구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전국체전이 김해에서 열리는 가운데 경남으로서도 시범종목 탈락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경남은 창원88올림픽야구장 등 여자야구를 개최하는 데 우수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정상급 팀으로 성장한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가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만약 경남이 내년 전국체전에서 최초로 여자야구 경기를 치른다면 향후 여자야구 성지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창미야 소속 국가대표 선수 박주아는 “여자야구는 전국대회가 많지 않다. 만약 여자야구가 전국체전과 같은 종합체육대회 종목이 된다면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가 비인기 종목들을 위한 육성 정책과 지원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재 기자
출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19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