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야구 국가대표 에이스 투수 '박민성 선수'를 만나다[부산야구실록]

관리자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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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국가대표 투수 박민성 선수. 최철웅 인턴


땀으로 일군 값진 ‘동메달’.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최근 출전한 아시안컵 대회에서 거둔 최종 성적이다. 3위를 함으로써 대표팀은 8월 초부터 열리는 2023 세계야구월드컵(WBSC)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곳에서 한국(WBSC 랭킹 10위)은 결선라운드 진출을 놓고 캐나다(3위), 미국(4위), 호주(8위), 홍콩(11위), 멕시코(12위)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결선 라운드는 A,B조 각각 1,2위 팀과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게 되는 두 개의 팀 등 총 6개의 국가로 구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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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해 2023 세계야구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사진제공=한국여자야구연맹

 

‘야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기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자야구’의 불모지며 이렇다 할 지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세계야구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대표팀의 선전은 반갑기 그지없다.

부산야구실록은 여자야구대표팀 마운드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민성 선수를 만났다. 박 선수는 최근 열렸던 아시안컵 대회에서 3경기에 출전해 7과 3분의 2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4.57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야구월드컵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필리핀 전에서는 4이닝 동안 3실점(1자책점)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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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국가대표 투수 박민성 선수. 최철웅 인턴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은 평소 KBO리그를 꾸준하게 챙겨볼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지만 여자야구 쪽으로는 문외한일 정도로 정보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 선수에게 궁금한 것이 무척 많았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낸 박 선수는 부산시 남구리틀야구단에서 야구 선수로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한다.


[부산야구실록]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박민성 선수]

세 살 터울의 오빠가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오빠와 공놀이를 하다가 동네 야구를 접하게 되었어요. 당시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는데 야구부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하는 모습이 부럽더라고요. 저도 야구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당시 리틀야구 입단을 통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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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홈경기 시구 행사에 참여했던 박민성 선수(부산남구리틀야구단 활동 당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야구실록]

리틀 야구 이후는 어떻게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갔나요.

[박민성 선수]

리틀야구 규정 상 여학생은 중학교 3학년까지 리틀야구 활동이 가능해요.(남학생의 경우 중학교 1학년까지 가능함) 중학교 3학년 때 까지는 리틀야구에서 남학생들과 함께 야구를 했고 이후에는 여자 야구단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꾸준하게 엘리트 스포츠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박민성 선수]

전문적으로 야구를 배우다가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부산야구실록]

야구선수로서 본인이 갖고 있는 강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민성 선수]

어릴 때부터 야구를 배워왔기 때문에 기본기가 튼튼하다고 생각합니다. 주 포지션이 투수인데 사실 스피드는 그다지 빠르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제구력과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해낼 수 있는 능력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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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투구하기 전 간단하게 캐치볼을 하고 있는 박민성 선수. 박세종PD


인터뷰를 진행하고 1주일 뒤,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야구장을 찾았다. 박민성 선수와 함께 몸을 풀고 캐치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운동실력이 부족한 담당 PD 대신 뛰어난 운동능력을 보유한 최철웅 인턴이 투입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훈련에 참가한 최 인턴은 이내 감탄하고 말았다. 본인이 생각한 그 이상으로 공이 묵직하고 빨랐기 때문이다. 훈련이 끝난 뒤 최 인턴의 손바닥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박민성 선수는 속구와 함께 본인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마운드에서 선보였다. 속구는 힘이 있었고 슬라이더는 큰 각이 눈에 보일 정도로 훌륭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여자야구 대표팀으로 추가 발탁된 ‘창미야’의 포수 김예서 선수가 이날 박민성 선수의 투구를 안정적으로 받아냈다.

[부산야구실록]

본인의 주무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민성 선수]

변화구는 주로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대표에 승선해 투심 패스트볼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부산야구실록]

생활 터전은 부산이지만 현재 창원팀에서 활동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박민성 선수]

처음에는 부산 팀에서 야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구단과 리그에 대한 지원적인 부분이 사실 부산보다는 창원시 쪽이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창원시에서 현재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최근 국가대표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박민성 선수]

좋은 성적을 내야 된다는 점에서 사실 부담은 조금 있었습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도 조금은 부담감으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부산야구실록]

저는 태극마크를 달 일이 없기 때문에 국가대표라는 자리의 무게감이 감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 국가대표로 뽑혔을 당시, 기억하나요.

[박민성 선수]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제 목표는 국가대표였어요. 모자나 가방 눈 닿는 곳에는 모두 ‘국가대표’라는 문구를 적을 만큼 간절했거든요. 저는 첫 태극마크를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달았습니다. 국가대표로 뽑히기 위해서 개인 레슨도 받을 만큼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테스트를 봤을 당시 실수를 좀 했던 탓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합격 소식을 전해듣고 난 후, 어머니와 함께 눈물날 정도로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산야구실록]

남자 야구의 경우 국가대표 기술위원회에서 선수 선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금 테스트를 언급하셨는데 여자 야구의 경우 국가대표를 뽑는 과정이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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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선발을 위해 진행된 청백전. 사진제공=한국여자야구연맹


[박민성 선수]

여자야구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매년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국가대표로 뽑힌 경력이 있더라도 테스트는 무조건 봐야합니다. 포지션별로 나눠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후 청백전을 통해 시합에 어떻게 임하는지에 대한 태도, 마음가짐 등을 확인합니다.

[부산야구실록]

현재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의 코치진에는 양상문 감독, 이동현 코치, 정근우 코치 등 기라성 같은 야구인들이 소속되어있습니다. 야구 선배들과 함께하는 국가대표 생활, 어떤가요.

[박민성 선수]

TV에서만 보던 분들이 저희의 감독, 코치님이 되어 야구를 가르쳐주고 계신 사실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수로서의 경험이 많으시다보니 그 경험을 토대로 저희한테 정말 많은 부분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여자야구 세계 랭킹 1위는 ‘일본’이다. 1위라는 수식어에 ‘부동(不動)’이라는 단어를 추가해야할 정도로 여자야구 계에서 일본이 갖는 위치는 매우 견고하다. 일본에는 여자야구 선수들을 위한 실업리그가 개최되고 있으며 일부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여자야구부가 따로 운영되고있다. ‘일본야구의 낭만 그 자체’라고도 일컬어지는 고시엔도 여자야구부에서 개최되고 있다. 남자 야구와 마찬가지로 고교야구의 성지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체계적인 훈련과 뛰어난 선수 풀을 자랑하는 일본은 8번 열린 여자야구월드컵에서 무려 6번을 우승할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선수 풀, 훈련장소, 훈련 시간 등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에 쳐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오로지 야구를 향한 애정 하나만으로 그 모든 열악한 상황들을 감당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 3위라는 성적이 더욱 값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부산야구실록]

우리나라의 여자야구 인프라는 몹시 열악합니다.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 무대가 오로지 사회인 야구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박민성 선수]

일본과 비교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무척 많습니다. 어린 여학생들이 리틀 야구를 졸업하고 나면 야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사회인 팀 밖에 없으니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일본 선수들은 대부분 기본기가 무척 뛰어납니다. 큰 실수도 없는 편이고 투수 쪽도 공 스피드나 변화구 구위가 무척 뛰어납니다. 경기를 뛰고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무대가 많거든요.

[부산야구실록]

앞으로 어떤 부분에 대한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나요.

[박민성 선수]

가장 중요한건 야구를 할 수 있는 ‘장소’인 것 같아요. 야구장을 못 구해서 훈련을 하지 못하는 팀들이 많거든요. 야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이후에 어린 선수들을 키워낼 수 있는 부분의 활성화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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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인 ‘창미야’가 주로 훈련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창원올림픽공원 야구장에서 몸풀기 러닝을 하고 있는 박민성 선수(맨 앞), 김예서 선수, 최철웅 인턴(맨 뒤). 박세종PD


[부산야구실록]

개인적인 질문입니다.(웃음) 응원하는 KBO리그 팀이 있나요.

[박민성 선수]

저는 부산출신이기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소속 팀에서 저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남출신이기 때문에 거의 다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고 있습니다.(웃음) 대회에 참가할 때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게 되는데 버스 안에서 야구를 보게 되면 저는 어쩔 수 없이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시청할 수밖에 없습니다.(웃음)

박민성 선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다름 아닌 ‘부모님’이라고 한다. 남자 선수의 경우 대부분 향후 KBO리그를 목표로 야구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만, 여자 선수의 경우 현실이 녹록치만은 않다. 뛸 수 있는 무대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딸의 지속적인 야구 선수 생활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박민성 선수가 국가대표로 처음 뽑혔을 당시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야구선수 박민성’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열렬한 팬은 바로 부모님이라고 박민성 선수는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귀띔했다.

[부산야구실록]

본인의 야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 있다면 누군가요.

[박민성 선수]

저는 부모님입니다.

[부산야구실록]

보통 지도자나 프로야구 선수를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박민성 선수]

많은 지도자 분들도 저에게 도움을 주셨지만, 부모님께서 야구선수 생활을 밀어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제가 야구를 시켜달라고 할 때만 해도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제가 이렇게까지 오래 야구를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셨을 거예요.(웃음)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야구를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야구선수 박민성’을 지지해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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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가볍게 투구 중인 박민성 선수. 박세종PD

 

[부산야구실록]

야구선수로서 갖고 있는 목표가 무엇인가요.

[박민성 선수]

저는 비슷한 질문을 받으면 항상 ‘일본 무대 도전’을 목표로 얘기합니다. 일본 여자야구 실업팀에 가서 야구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박민성 선수는 현재 8월에 열릴 2023 세계야구월드컵 결선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팀원들과 함께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는 양상문 감독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야구에 대한 선수들의 열정과 애정을 보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야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양 감독이 감탄할 정도니 야구에 대한 선수들의 진지함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분명 세간의 관심은 야구팬들이 쉽게 인지하고 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나 지난 3월 대회를 마친 ‘WBC 국가대표팀’에 비하면 초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라는 이름 아래 그녀들이 흘리고 있는 땀방울의 가치와 뜨거움은 남자 대표팀과 견주어도 결코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박민성 선수는 곧 열릴 2023 세계야구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야구팬들에게 대표팀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RR64jrAHpKY

 

기사제공: 국제신문 박세종 기자 jongpark92@kookje.co.kr

 


출처: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600&key=20230710.99099001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