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SC 여자월드컵] '야구대표팀 막내' 16살 이지혜의 강렬한 데뷔전

관리자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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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미국) 플로리다 비에라=김유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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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가 베네수엘라 경기 후 화이팅을 외치며 웃고 있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그라운드 밖에서는 마냥 어린아이처럼 보이지만,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승부사 기질이 발동한다.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에서 당당히 자기 공을 던지고 강한 인상을 심어준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 막내 이지혜(16)다.

이지혜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비에라에서 열린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서 강호 베네수엘라(세계랭킹 5위)를 상대로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2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 이날 팀은 4-10으로 패했지만, 이지혜의 안정적인 데뷔전에서 희망을 봤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지혜는 팀이 3-10으로 뒤진 6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그는 7회 선두타자 레오넬라 나이로비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를 범타를 돌려세웠지만, 아스트리드 바이로네스카에게 몸쪽 공을 던진 것이 사사구로 이어져 1사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자칫 긴장감에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리어 이지혜는 침착했다. 연달아 두 타자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리틀 야구단에 입단해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한 그는 이후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성장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이지혜는 이번 대표팀의 막내이자 김라경(18)과 함께 여자야구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나이에 맞지 않은 경기 운영능력이 이지혜의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동봉철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은 “지혜에게 베네수엘라전에 나갈 수도 있는데, (김)라경 언니처럼 잘 할 수 있냐라고 물었더니 ‘라경 언니만큼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있게 던지겠다’고 하더라”면서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훗날 김라경과 함께 여자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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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가 베네수엘라전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다음은 이지혜와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기분이 어땠나.

“긴장이 됐다. 오늘 감독님이 내보내주신다고 했기 때문에 언제쯤 나갈까하며 마음 졸이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어제 라경이 언니가 7회 1점 차 만루 상황에서 타자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라경 언니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우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몸 쪽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늘 몸 쪽 공을 과감하게 던지려고 한다. ‘몸에 맞으면 맞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던진다. 시도도 하지 않고 겁내거나 걱정만 해서는 나아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 7회 선두타자에게 장타를 허용한 후에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타구가 너무 멀리 나가서 혹시 홈런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 봤다. 그래도 언니들이 중계플레이도 잘해주고 나중에 잘 도와줘서 무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칠 수 있었다.”

- 이전과 비교해 투구 폼이 바뀐 것 같다.

“본래 갖고 있던 투구 폼으로 공을 던졌을 때 어깨통증이 왔다. 검사를 받았지만, 큰 이상이 없었다. 성장기이기도 하고 투구 폼 자체가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가는 편이라 대표팀에 합류한 후에 대회 2주 정도 앞두고 이웅한 코치님과 상의해서 투구 폼을 바꿨다. 지금은 어깨 통증 없이 공을 던지고 있다. 코치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 김라경 선수를 잘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대회 룸메이트이기도 한데.

“언니와 평소에 캐치볼을 많이 한다. 서로 다양한 변화구를 던져보면서 뭐가 좋고,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룸메이트라서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나는 언니 뒤를 따라간다는 생각이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번 대표팀에 너무나 합류하고 싶었다. 최종 합류 연락을 받았을 때 살면서 가장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언니들을 많이 보고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 더 좋은 투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또 언제 등판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많이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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