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미국) 플로리다 비에라=김유정 객원기자]야구로 함께 꿈을 키우고 있는 오빠의 이름을 모자에 새기고 마운드에 오른 소녀의 투구는 당찼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투수 김라경(18)의 얘기다.
김라경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비에라에서 열린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2실점(자책점0)을 기록하고 9-8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
5회 야수 실책으로 2실점을 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김라경은 1점 차 리드 중이었던 6회와 7회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네덜란드 타자들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외국인 관중들이 김라경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동봉철 대표팀 감독은 “라경이가 야수 실책이 나오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다해줬다. 김라경이 6.7회 위기를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김라경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홈페이지에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 투수 부문 주요선수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라경의 당찬 투구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그의 모자에 새겨진 ‘B.G’라는 이니셜이다. 이는 김라경의 친오빠인 전 한화 김병근의 이니셜로 김라경은 “내 야구 인생의 정신적 지주가 돼 주고 있는 오빠와 마운드 위에서 늘 함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라경과의 일문일답니다.
-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뒤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졌다.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타이트 상황에 올라가서 무실점으로 막으면 희열을 느낀다. 그게 투수 보직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오늘 경기에서도 팀이 역전을 해서 이겨야하는 상황에 올라갔고, 6회와 7회는 1점 차를 지켜야했다. 그래서 긴장해서 공을 던졌던 것 같다. 끝나고 나니 뿌듯하다.”
- 5회 야수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자칫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나만의 루틴을 적어놓은 노트가 있다. 상황별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할 일들을 정리해 놓은 것인데, 경기 중 수비들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내거나 실점을 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도 있다. 그때마다 모자를 다시 고쳐 쓰면서 마음을 다잡거나 심호흡을 크게 해서 안 좋은 생각들을 날려버리려고 한다. 나도 경기 중에 실책을 하고, 나 때문에 지는 경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내 투구에만 집중하려고 애쓴다.”
- 지난해 어깨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몸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 모습인데.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어깨에 염증이 있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선수 욕심에 이왕 국가대표가 된 거 공 한 개라도 더 던지고 싶었지만, 동봉철 감독님이 만류하셨다. ‘야구를 1년만 하고 말 것 아니니까 미래를 봐서 아끼자’고 말씀하셨다. 그때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 해준 덕에 지금 월드컵에서 팀이 첫 승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 올해 고3이다. 대학 진학 준비로 바쁠 텐데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어떤가.
“고3이여도 대표팀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이 없는 평일에도 매일 집 앞 공원에 나가서 공을 던지고 훈련을 했다. 물론 훈련을 하고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야구로 함께 꿈을 키우고 있는 오빠의 이름을 모자에 새기고 마운드에 오른 소녀의 투구는 당찼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투수 김라경(18)의 얘기다.
김라경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비에라에서 열린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2실점(자책점0)을 기록하고 9-8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
5회 야수 실책으로 2실점을 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김라경은 1점 차 리드 중이었던 6회와 7회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네덜란드 타자들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외국인 관중들이 김라경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동봉철 대표팀 감독은 “라경이가 야수 실책이 나오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다해줬다. 김라경이 6.7회 위기를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김라경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홈페이지에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 투수 부문 주요선수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라경의 당찬 투구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그의 모자에 새겨진 ‘B.G’라는 이니셜이다. 이는 김라경의 친오빠인 전 한화 김병근의 이니셜로 김라경은 “내 야구 인생의 정신적 지주가 돼 주고 있는 오빠와 마운드 위에서 늘 함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라경과의 일문일답니다.
-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뒤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졌다.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타이트 상황에 올라가서 무실점으로 막으면 희열을 느낀다. 그게 투수 보직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오늘 경기에서도 팀이 역전을 해서 이겨야하는 상황에 올라갔고, 6회와 7회는 1점 차를 지켜야했다. 그래서 긴장해서 공을 던졌던 것 같다. 끝나고 나니 뿌듯하다.”
- 5회 야수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자칫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나만의 루틴을 적어놓은 노트가 있다. 상황별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할 일들을 정리해 놓은 것인데, 경기 중 수비들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내거나 실점을 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도 있다. 그때마다 모자를 다시 고쳐 쓰면서 마음을 다잡거나 심호흡을 크게 해서 안 좋은 생각들을 날려버리려고 한다. 나도 경기 중에 실책을 하고, 나 때문에 지는 경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내 투구에만 집중하려고 애쓴다.”
- 지난해 어깨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몸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 모습인데.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어깨에 염증이 있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선수 욕심에 이왕 국가대표가 된 거 공 한 개라도 더 던지고 싶었지만, 동봉철 감독님이 만류하셨다. ‘야구를 1년만 하고 말 것 아니니까 미래를 봐서 아끼자’고 말씀하셨다. 그때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 해준 덕에 지금 월드컵에서 팀이 첫 승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 올해 고3이다. 대학 진학 준비로 바쁠 텐데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어떤가.
“고3이여도 대표팀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이 없는 평일에도 매일 집 앞 공원에 나가서 공을 던지고 훈련을 했다. 물론 훈련을 하고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 대표팀 모자에 새긴 ‘B.G'라는 이니셜이 눈에 띤다.
“오빠 이름이 김병근인데, 오빠 이니셜을 모자에 새기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야구를 하면서 오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 내 투구폼도 오빠랑 비슷하다. 평소에도 오빠와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훈련을 하다가 궁금한 게 있거나 잘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오빠랑 상의를 한다. 영상통화도 자주한다. 오빠가 한화에서 방출 된 후 다시 야구의 길을 찾고 있다. 지금 모교인 세광고에서 코치 겸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호주리그에 합류하는 한국 팀의 트라이아웃을 준비하고 있다. 잘됐으면 좋겠다. 늘 오빠에게 고마운 마음을 안고 있다.”
- 동봉철 감독은 앞으로 김라경을 필승조로 타이트한 상황에서 믿고 맡기겠다 말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이제 첫 경기를 했다. 앞으로 베네수엘라나 미국, 대만 등 강한 팀들이 남아있다. 그동안 언니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하며 준비해왔다. 이왕이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중요한 순간에 올라가서 믿음을 주는 투구를 하고 싶다.”
사진(미국)=김유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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